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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가공하는 방법…로그라인, 톤매너, 캐릭터, 구조

“미디어콘텐츠를 공산품으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로그라인’, ‘톤앤매너’, ‘캐릭터’, ‘구조’가 중요합니다.”

9월 5일 오후, 대전콘텐츠기업지원센터 2층에서 지역 콘텐츠 기업을 위한 ‘유니콘 클럽’ 교육 일환으로 원종훈 작가의 특강이 열렸다. 원 작가는 영화 ‘가위’ 등 다수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으며 현재는 국가와 민간기록물을 분류·정리·기술해서 보존 관리하는 ‘아키스트(Archivist)로 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세계 헤어웨어 이야기’ 등이 있다.

원 작가는 미디어 콘텐츠는 공산품으로 ‘가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가 개인이 아니라 대중을 위한 작품이므로 상품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는 물론 협업하는 사람들, 투자자까지 같은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특강은 가공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설명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특히 로그라인, 톤앤매너, 캐릭터, 구조 4가지를 강조했다. 원 작가는 자신이 작업을 할 때도 이 4가지를 중심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로그라인, 톤앤매너, 캐릭터, 구조가 이야기 가공의 핵심

로그라인은 스토리의 집약이다. 주인공, 장애물, 배경, 주인공이 원하는 것 등을 25~35자로 함축하는 것을 추천했다. 한 번에 짧게 정리가 안 되면 일단 길게 쓴 후 조금씩 다듬어 나간다. 원 작가는 “다듬는 과정을 통해 불필요한 내용을 삭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짧은 글 안에도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원 작가는 이 부분을 훅(hook)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톤앤매너다. 톤앤매너는 전체적인 표현법이나 분위기, 색감 등을 항상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작품 전체 방향을 혼란스럽지 않게 잡아줄 수 있다. “톤앤매너를 정하고 지켜나가면 흐름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스토리의 분위기, 형식, 메시지 전달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라며 “특히 캐릭터 성격을 일관성 있게 묘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스토리의 핵심은 역시 캐릭터다. 가장 대표적인 캐릭터는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다. 주인공, 조연, 단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재미를 부가해야 한다. 원 작가는 “인물 간 관계를 연결한 ‘인물관계도’를 미리 설정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물관계도를 추천하며 참고할 것을 권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인물 관계도(©ENA 인스타그램)

각 캐릭터는 관계도를 만드는 것 못지않게 자세하게 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 작가는 캐릭터 형상화를 위한 10가지 체크리스트를 꺼냈다. 10가지 체크리스트 안에는 캐릭터의 걸음걸이, 몸짓부터 사는 곳, 재정 상태, 성격, 생활방식 등이 적혀있다. 캐릭터의 이력서를 만드는 작업도 형상화하는 데 좋다고 한다.

정 작가는 “캐릭터는 등장인물뿐 아니라 공간, 건축물, 도시가 될 수도 있다”라며 “단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설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역사성, 다양성 등에 대해 먼저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릭터까지 준비가 됐으면 가장 중요한 구조다. 원 작가는 영화 ‘오펜하이머’의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런(Christopher Nolan)의 발언을 빌어 “구조가 곧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핵심은 구조는 준비한 정보를 배열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조를 시각화하는 방법으로 꺾은선 그래프를 소개했다. 꺾은선 그래프를 이용하면 이야기를 극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스토리와 플롯을 자연스럽게 전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 작가는 인상적인 이야기 구조의 사례로 1969년 8월 11일에 발행한 ‘Life’의 특집기사 ‘To the moon and back(https://joo.is/7b450)을 꼽았다. 이 기사에는 독자의 시선을 끄는 인상적인 ‘오프닝’부터 내용 ‘소개’를 거쳐 사건이 발생하는 ‘전개’과정, 주인공과 장애물과 싸움을 나타내는 ‘위기’, 주인공이 고비를 넘어 강해지는 ‘절정’, 주인공이 기사 회생하는 ‘결말’, 끝으로 모든 이야기를 정화하는 ‘엔딩’까지 완벽한 극의 구조가 잘 나타나 있다.

이야기의 구조를 잡는 방법까지 설명하는 것으로 원 작가의 특강은 마무리됐다. 원 작가는 특강 중간중간 자신의 기존 작업물을 보여 주며 교육생의 이해를 도왔고 강연을 마친 후에도 교육생들과 다양한 질문을 주고받으며 작가가 가져야 하는 열정과 치열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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