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은 데이터 확보를 위한 입구일 뿐" 김영이 듀얼헬스케어 대표의 데이터 경제학

콘기협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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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듀얼헬스케어 대표 © 한국콘텐츠기업협회

[한국콘텐츠기업협회 회원 탐방] 완연한 봄기운이 내려앉은 대전 듀얼헬스케어 본사 사무실에서 김영이 대표를 만났다. 의료 현장을 누비던 의료인 출신 창업가인 그는 수줍은 미소 뒤에 데이터 경제를 향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숨기고 있었다. 듀얼헬스케어는 겉보기에 기업용 건강검진 예약 플랫폼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정제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거대한 청사진이 자리 잡고 있다. 김 대표는 인터뷰 시작부터 주력 아이템이 단순 서비스가 아닌 '만성질환 사후관리'임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국내 의료 환경의 구조적 한계를 비즈니스 기회로 포착했다. 현재 대다수 환자는 대학병원에서 이른바 '3분 진료'를 받는다. 짧은 시간 안에 의사가 환자의 생활 습관이나 세밀한 환경적 요인을 모두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환자 역시 진료실을 나오면 인터넷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바다에 빠진다. 김 대표는 이 지점에서 데이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개별 환경과 질병 상태에 따라 맞춤형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데이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가령 걷기 운동이 누구에게나 보약은 아니다. 어떤 이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행위조차 일률적인 건강 가이드라인으로 제공되는 현실을 김 대표는 바로잡고자 한다. 데이터 확보를 위해 그가 선택한 전략적 교두보는 건강검진이다. 한국 의료 데이터는 대형 병원들이 독점하고 있어 외부 유출이 극히 어렵다. 하지만 건강검진 데이터는 개인이 동의할 경우 병원에서 서비스 제공업체로 직접 전송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검진 데이터는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을 구체화하기 위한 앞단에 세워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듀얼헬스케어는 지난 5~6년 동안 을지대학교병원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의료기관과 협력하며 수만 건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2019년 예비창업패키지로 시작해 2020년 본격적인 사업자 등록을 마친 후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방식을 고수한 끝에 얻은 결실이다.

김 대표가 지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데이터 기반의 사후관리 서비스'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현대인의 삶을 위협하는 만성질환을 정밀하게 타겟팅한다. 단순히 검진 결과를 통보하는 수준을 넘어 생활 습관, 유전자 정보, 심지어 정신 건강과 연결된 심리 데이터까지 통합한다. 신체 데이터와 심리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진정한 의미의 전인적(Holistic) 건강관리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수익화는 아직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않았지만 데이터의 가치가 곧 기업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를 냈다. 산업적 측면에서 듀얼헬스케어의 비즈니스 모델은 B2B와 B2C를 절묘하게 결합했다. 기업 고객에게는 전국 제휴 병원을 통해 시중가 대비 최대 50~80% 할인된 가격으로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업은 임직원 복지를 저렴하게 실현하고 듀얼헬스케어는 자연스럽게 대규모 유저와 데이터를 확보한다. 특히 '검진 예약 솔루션'은 앱 스토어를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사용자가 앱에 접속해 기업 전용 코드를 입력하면 할인 혜택을 받고 예약부터 수납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로드맵이다. 김 대표는 이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만 5년 이상의 시간을 쏟아부었으며 현재도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시장에는 이미 세 곳 정도의 대형 플레이어가 건강검진 매칭 사업에 진출해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병원 데이터 확보의 난도가 높기에 후발 주자의 진입 장벽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많은 사용자가 플랫폼에 유입되어 데이터가 쌓일수록 알고리즘은 정교해진다. 최근에는 공공기관이나 대학 단체 등 협약 기관을 확장하며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업의 지원이 없는 작은 규모의 조직이라도 플랫폼을 통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인터뷰 말미 김 대표는 의료인으로서 느꼈던 사명감과 창업가로서 겪는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스스로를 낯가림이 심한 사람이라 칭하면서도 사업 이야기에서는 누구보다 단호하고 깔끔한 어조로 비전을 풀어냈다. "업무 효율을 위해 깐깐하게 개발을 요구하다 보니 개발팀이 고생이 많다"는 농담 섞인 말에는 제품 완성도에 대한 집요함이 묻어났다. 현재 대전 지역에서는 한사랑의원 등 특정 항목에 강점이 있는 병원들과 협력하며 지역 기반의 거점도 탄탄히 다지고 있다. 김영이 대표의 행보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데이터가 어떻게 실질적인 가치로 치환되는지를 보여주는 가늠자다. 단순한 예약 대행 서비스를 넘어 개인의 삶을 바꾸는 건강관리 데이터를 선점하겠다는 그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유출될수록 유저가 늘어 좋고 데이터가 쌓여서 좋다"는 그의 역설적인 답변에서 데이터 주권 시대에 살아남는 기업의 새로운 문법을 읽을 수 있었다. 듀얼헬스케어가 구축 중인 데이터 성벽이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콘기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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