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소비자물가 2.2% 상승 © 통계청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하며 석 달째 2%대 흐름을 이어갔다. 채소류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외식 등 개인서비스와 전세 등 주거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당국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여름철 폭염과 국제 유가 변동, 공급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5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해 5월(2.0%), 6월(2.4%)에 이어 2%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1% 올랐고, 체감도가 높은 신선식품지수는 -1.6% 하락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대비 0.7% 하락하며 전체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했다. 특히 농산물은 -4.7%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고, 이 중 배추(-47.0%), 무(-34.2%), 열무(-30.0%), 상추(-26.7%)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이는 기상 여건 호조와 공급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개인서비스와 공공서비스 부문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외식물가는 전년 대비 3.4% 상승했으며, 공동주택 관리비(10.5%), 하수도료(11.3%), 전세(1.4%) 등 주거비 항목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는 갈비탕(7.1%), 김밥(5.5%), 냉면(4.3%), 자장면(3.3%) 등 외식 품목의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졌으며, 숙박료도 4.9% 상승하며 체감 물가를 높였다. 에너지원 물가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전기료는 전년 동월 대비 10.5%, 도시가스는 2.0% 각각 상승했으며, 이 두 품목은 지난해 기저효과와 에너지 원가 상승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반면 석유류는 휘발유(-3.9%), 경유(-5.8%) 중심으로 전년 대비 2.1% 하락해 전체 물가 상승폭을 다소 누그러뜨리는 데 기여했다. 근원물가지수(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2.3% 올라, 6월(2.5%)보다 다소 둔화됐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근원물가는 2.0% 상승했다. 이는 서비스 부문의 물가가 여전히 강한 점을 반영하고 있으며, 정책금리 조정 여부에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 통계청은 “농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전체 물가에 하방 압력을 준 것은 긍정적이지만, 서비스물가가 여전히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어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름철 폭염이 농산물 수급에 악영향을 줄 경우 가격 반등 가능성도 제기되며, 국제 유가와 환율 등 대외 변수 역시 물가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연간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6%로 설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향후 기준금리 조정 시 물가 안정 흐름과 내수 둔화 우려 사이에서 신중한 선택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현 기자
nakedoll@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