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직면한 소극장, 진화 없이 생존 없다"…이인복 (주)아신아트컴퍼니 대표

기업과 인물

26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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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신극장 앞에서 선 이인복 대표. © 아신아트컴퍼니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한참이다. 극장 위기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극을 올리는 소극장 역시 생존 갈림길에 섰다. 더구나 대형 뮤지컬과 소극장 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이인복 (주)아신아트컴퍼니 대표는 이러한 위기를 공간 혁신으로 돌파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대전에 있는 아신극장 1, 2관과 런던 스테이지, 스마일떡볶이와 서울 대학로에 있는 스폿라이트까지 공연장 3곳과 연극·뮤지컬 확장형 식당 2곳을 운영한다. 이 대표는 "관객은 전통 방식 공연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라고 단언했다. 새로운 형태를 띠는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관객은 발길을 돌린다고 판단한다. 그는 식사를 결합한 공연이나 관객 체험을 극대화한 참여형 공연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인터뷰 내내 시대 흐름에 맞춰 진화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매월 네이버 검색량과 공연전산망(KOPIS)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 흐름을 파악한다. 영화와 연극 검색량이 비슷한 패턴으로 움직인다는 점에 착안해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 10년 전 27.8세였던 평균 관객 너아는 최근 32세로 높아졌다. 이 대표는 20대가 방 탈출 등 다른 오락거리에 시선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소극장을 방문하는 문화를 낯설게 느끼는 젊은 층이 늘어났다. 관객층 확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이 대표는 20대 유입을 늘리기 위해 공포 콘텐츠를 강화했다. 기업 회식 문화 변화도 공연계에 타격을 입혔다. 경기 침체 여파로 평일 단체 관람 수요가 크게 줄었다. 해외 공연 시장 역시 관객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다. 이 대표는 영국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 사례를 들며 젊은 층 유입이 끊긴 해외 시장 상황을 전했다. 다양한 이유로 젊은 관객이 열광할 콘텐츠를 개발하는 작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비용 측면에서는 극장 임대료와 배우 인건비 등 경상비 압박이 가장 크다. 이 부분에서 이 대표는 현재 예술 지원 정책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공공이 지원금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을 빨리 개선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민간 공연장이 생존하려면 시장 논리에 맞춰 관객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공공 공연장이 저가로 표를 공급하며 민간과 경쟁하는 왜곡된 구조를 형성했다. 이 대표는 지원금 체계를 완전히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러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 대표가 가진 노하우가 궁금했다. 새로운 극장과 작품을 만들 때 어떤 것을 우선 고려하는지 물어봤다. 새로운 극장을 조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입지다. 공연장 특성상 층고를 높게 확보해야 하며 기둥이 없어야 한다. 적합한 공간을 찾는 작업에만 수개월을 소요한다. 최근 그는 공포 연극을 극장이 아닌 새로운 공간으로 확장하려 시도했다. 대흥동에 방치된 옛 정신병원 건물을 임대해 관객이 이동하며 즐기는 공포 콘텐츠를 기획했다. 이처럼 그는 공간이 주는 본질적 분위기와 관객 경험을 밀접하게 연결한다. 관객 소비 패턴 변화도 사업 전략을 수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극장을 새로 열고 확장하는 과정에는 막대한 고정비가 따른다. 이 대표는 기술보증기금 대출과 다양한 정책 자금을 활용해 초기 자본을 마련했다. 공모 사업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냉철하다. 과거 공모 사업에 얽매여 발목을 잡힌 경험을 반면교사 삼았다. 그는 "보조금을 따왔을 때 다음 먹거리를 창출하는 상품을 만들 수 있느냐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라고 설명했다. 단발성 공연을 올리고 끝나는 보조금 사업은 철저히 배제한다. 지속해서 수익을 내고 기대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업만 진행하며 안정적인 콘텐츠를 개발했다. 이 과정이 자연스러운 극장 확장을 이끌었다. 향후 계획을 묻는 말에 이 대표는 장기적인 청사진 대신 유연성을 강조했다. 그는 재미를 좇는 철학을 바탕으로 연극을 넘어 축제와 영화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당장 다가오는 겨울에는 세종에서 대규모 실내 야시장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아신극장에서는 '시그널'과 '그 남자 탐구생활'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런던 스테이지에서는 '써니텐'을 공연 중이다. 중국 시장 진출과 포맷 수출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이 대표 행보가 침체한 지역 공연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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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써니텐 포스터. © 아신아트컴퍼니

김상현 기자

nakedoll@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