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마음 감싸는 삼각김밥 ‘김삼뽕’…최정미 대표 "독보적 캐릭터 지식재산권 구축한다"

기업과 인물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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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미 김삼뽕 캐릭터 작가 © 한국콘텐츠기업협회

한국 지식재산권(IP) 산업 지형도에 개인 창작자 역할이 계속 커지고 있다. 플랫폼 진입 장벽이 낮아지며 1인 창작자가 독자적인 세계관을 무기로 시장에 뛰어든다. 삼각김밥 캐릭터 '김삼뽕'을 탄생시킨 최정미 대표 역시 이런 시장 흐름을 대변한다. 지난 4월 1일 대전 한 카페에서 최 대표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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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치는 공또치 © 최정미

최 대표는 결혼 전 약 10년 동안 대학교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결혼 후 직장을 떠나 아이를 키우며 유일한 취미로 테니스를 즐겼다. 전혀 캐릭터 산업과 접점 없는 삶을 살았다. 그러다 테니스 동호회 회원들 요청에 테니스 캐릭터를 직접 그리며 창작 생태계에 발을 들였다. 고슴도치를 형상화한 테니스 캐릭터를 그리면서 잠재적인 시장 기회를 포착했다. ‘테니스 치는 공또치’는 방어와 공격 모두에 강한 고슴도치를 모티브로 테니스의 수비와 공격 전략을 비유적으로 담아낸 캐릭터다. 최 대표는 먼저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랫폼 문을 두드렸다. 결과는 참담했다. 수차례 심사에서 낙방하며 쓴맛을 봤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실패를 발판 삼아 작화 역량을 끌어올렸고, 네이버 OGQ 마켓에 입점하며 첫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 경험은 본격적인 캐릭터 비즈니스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됐다. 작년 6월 본격적으로 캐릭터 비즈니스 세계에 뛰어들었다. 지식재산권 비즈니스 성패에는 촘촘한 스토리텔링과 정밀한 소비자 타겟팅이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최 대표는 ‘김삼뽕’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워 10대 청소년 시장을 정조준했다. 이 캐릭터는 사춘기를 겪던 자녀를 지켜보며 얻은 경험에서 출발했다. 자녀의 혼란을 함께 겪는 과정에서 이모티콘을 그리며 스스로를 치유했고, 그 경험이 자연스럽게 캐릭터 기획으로 이어졌다. 삼각김밥을 모티브로 한 ‘김삼뽕’은 작지만 든든한 위로를 전하는 존재로, 학교와 학원 중심의 일상을 보내는 청소년들에게 소소한 웃음과 공감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삼뽕 캐릭터는 시각적 디자인 요소에 심리학적 의미를 덧입혔다. 원과 사각형 안에 구현된 삼각비율은 정서적 균형을 상징하며, 다양한 재료를 감싸는 김과 밥처럼 불안한 마음을 포근히 감싸준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정서적 위기의 순간 어디든 날아가 위로를 전하는 ‘감정 히어로’라는 세계관도 구축했다.

최 대표는 김삼뽕을 단순한 캐릭터 상품이 아닌 청소년 심리 안정 도구로 확장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힘들 때 도움 받을 곳은 많지만, 정작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은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교과서나 문제집 사이에 끼워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응원문구가 담긴 책갈피를 제작하는 등, 청소년의 일상 속으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중학교 위클래스(Wee Class) 상담 수업에 캐릭터 상품을 교보재로 투입해 호응을 이끌었다. 대전 지역 도서관 다섯 곳과 손잡고 문화 행사 공식 기념품으로 캐릭터 제품을 배포하기도 했다. 학교 현장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자체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은 캐릭터 책갈피를 보며 재미있다 했고 지속적인 사용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성과는 지역 축제와 전시에서도 확인됐다. 김천김밥축제에서는 삼각김밥 콘셉트 캐릭터로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고, K-일러스트레이션페어 서울 코엑스에서도 다양한 굿즈와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감을 얻었다. 이를 통해 캐릭터의 대중성과 확장 가능성을 현장에서 직접 입증했다. 더불어 고려대학교 세종산학협력단 디지털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창업 One클럽 스타트업 챌린지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콘텐츠 경쟁력과 사업 가능성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최 대표는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삼각김밥을 키워드로 한 F&B 브랜드 협업을 비롯해 식품 브랜드 파트너십, 대형 문구 체인 입점, 삼각김밥 제조사 전속 모델 발탁 등을 중장기 목표로 설정했다. 동시에 ‘김삼뽕’의 친구 캐릭터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세계관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화려한 전망 이면에는 1인 창조기업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 존재한다. 대표 홀로 창작, 마케팅, 경영, 영업을 모두 책임진다. 특히 콘텐츠 산업 생명력을 좌우하는 정기 연재 부문에서 뚜렷한 한계를 노출한다. 일관성 있는 콘텐츠 업로드 스케줄을 확립하지 못해 충성 팬덤 형성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최 대표는 외부 교육과 네트워킹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 관련 행사에 꾸준히 참석해 앞선 창업자들 성공 방정식을 벤치마킹한다. 한국콘텐츠기업협회 1주년 행사에서 멘토를 만나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 소재 발굴 노하우를 직접 전수했다. . 앞으로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감정 콘텐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쉽고 재미있으며 반복 가능한 콘텐츠를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도록 돕고, 힘든 순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캐릭터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다. 사춘기 자녀는 대학생으로 반듯하게 성장해 현재 기업 내 가장 강력한 트렌드 자문 위원으로 맹활약한다. 10대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 방향성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인스타그램 채널 운영을 돕는다. 최 대표처럼 사업자 등록을 준비하는 초기 예비 창업자에게 시제품 제작 등 혜택받을 수 있는 정책 자금이 적은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정부 지원 없이 전액 사비를 털어 책갈피, 스티커, 키링, 마그넷을 자체 제작하며 박람회 현장을 뛰어야 한다. 부족한 자본력은 기획한 콘텐츠 규모를 강제로 축소하는 뼈아픈 결과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궁극적으로 김삼뽕이 더 많은 청소년들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언제든 위로와 웃음을 전하는 친근한 캐릭터로 자리 잡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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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뽕 캐릭터 © 최정미

김상현 기자

nakedoll@kakao.com